GREEN BOOK, 그린 북


언제부턴가 저의 취미 중 하나는,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챙겨 보기가 되었어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문라이트, 히든 피겨스, 셰이프 오브 워터, 쓰리 빌보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레이디 버드, 컨택드, 나 다니엘 블레이크 등등..

정말 정말 좋은 영화들이 많았거든요. :)


올해도 후보작들을 보다가. 왠지 끌리는 영화를 찾았는데요. 바로 피터 패럴리 감독의 그린 북 입니다.


혹시 그린 북, GREEN BOOK이 뭔지 알고 계셨나요.

단어는 예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사회적인 현실이 담긴 책자였더라구요.


그린북은 유색 인종의 안전한 여행을 위한 가이드 북을 의미하는데요.

숙소는 물론 음식점이나 주유소 등 유색 인종이 사용할 수 있는 곳들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으며,

1936년 부터 1966년 정도까지 총 1만 5천권이 인쇄되었다고 해요.

그야말로 차별 받는 현실 속에서 생존을 위한 지침서였던 거죠.


영화 그린북은 60년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고급스러운 말투와 흐트러지지 않은 태도를 가진 돈 셜리와.

그의 로드 매니저로 고용된, 허풍 가득하지만 자유로운 마인드를 가진 토니 발레롱가.

취향도 일상도 정 반대인 두 사람이 돈 셜리의 남부 투어를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


사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게는 인종 차별이라는 소재에 있어요.

흑인이 백인을 고용했다는 설정 부터 그런 그들을 바라 보는 시선,

그리고 영화보다 더 했을.. 현실을 상징적으로 담은 장면 장면들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하지만 그린북은 이런 무거운 소재를 

서로에게 긍정적인 성장과 변화를 주는 두 남자의 유쾌한 우정으로 그려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어서와,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은 처음이지.ㅎㅎ)



돈 셜리의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었어요.

자신은 충분히 흑인도, 충분히 백인도, 충분히 남자도 아닌 사람이라고요.

하지만 그런건 별로 상관없었던 것 같아요.

남부 투어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면서도. 그 현실이 자신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할 것을 알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데 필요한 큰 용기를 낸. 충분히 근사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문라이트에 이어 또 한 번의 남우조연상이 기대되는 마허샬라 알리와.

이 영화를 위해 체중 감량을 마다치 않았던 비고 모텐슨. 두 배우의 연기도 너무 좋았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솔직히 눈물 났는데. 갑자기 영화가 끝나면서 불이 켜져서 혼자 당황했습니다...ㅋㅋ)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남우주연상(비고 모텐슨),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 각본상, 편집상 등의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었다고 하는데요.


한 달 후, 2월 25일. The Oscar goes to... ? 

ㅎㅎ 누가 빛나는 상을 받게 될지 기대하면서.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