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IU 1993, 프리다의 그 해 여름



<프리다의 그 해 여름>

이 영화는 엄마와 헤어지게 된 프리다가.

삼촌과 숙모, 그리고 사촌 동생과 함께 지내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예요. 


이 영화는 장면마다 호흡이 길고 천천히 흘러가요.

그리고 정말 신기할 만큼. 

모든 등장 인물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서. 어느 한 명의 시선에서만 영화를 보지 않게 되요.


6살 프리다는 그저 똑같이 사랑을 받고 싶을 뿐인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죠.

사랑을 주고 받는 법이 어려워서. 주목 받기 위해 자꾸만 뾰족해질 때가 있어요.


사촌 동생 아나는 언니를 너무 좋아합니다.ㅎㅎ

모든 동생들이 그렇듯 언니가 하는 건 다 좋아 보이고. 따라하고 싶고. 같이 노는게 제일 행복해요.


삼촌과 숙모에게는 갑작스레 한 명의 아이가 더 생겼습니다.

잘해주고 싶은데 아이의 행동과 마음을 잘 모르겠는 순간이 있고.

비뚤어진 모습을 보이는 프리다에게 화가 나기도 하죠.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이모들엄마를 잃은 프리다가 안쓰러운 마음에. 응석을 받아줄 뿐이예요. 

실제로 프리다의 모습도 이들과 함께 있을 때 훨씬 어린 아이 같아요.

마치 엄마 아빠 앞에서의 아나와 닮아 보이기도 하고요.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은 마음에 가출을 결심한 프리다.

그리고 언니를 졸졸 따라 온 아나.


"여긴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거든"

"난 언니 사랑해"


외로운 꼬마의 마음에, 작지만 큰 울림이었을 거예요. 


하..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건 마지막 장면이었어요.

갑작스럽게 터진 프리다의 눈물처럼. 보는 사람도 갑작스럽게 모든 감정이 밀려왔었던 순간이었어요.


침대에서 삼촌과 아나와 함께 놀던 프리다가 눈물을 터뜨리는 장면인데요.

달래주는 가족들에게 프리다는 자신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죠.

그리고 이렇게 네 명이 앉아있는데. 뭔가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가족의 모습이 보였다고 해야할까요.


이들의 일상은 아물지 않은 상처처럼 보일 때가 있었는데.

이 눈물 장면 덕분에 마음이 놓였던 것 같아요.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헤어진 엄마에 대한 그리움, 외로움.

그리고 침대 위에서 뛰어노는 자신과 아나를 똑같이 대해주는 삼촌, 

다행히 아플 생각은 요만큼도 없이 프리다를 이해해주는 숙모에 대한 고마움과.

그동안 뾰족하게 굴었던 것들에 대해 표현하지 못했던 미안함.. 같은 것들이 다 터진 것만 같았어요.


모든 가족들이 그렇듯 이들도 계속 롤러코스터를 타는 일상을 겪겠지만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이 예뻤던 영화랍니다.

어느 순간 엄마, 아빠로 호칭이 바뀌는 것도 좋았어요. :)


그리고 이 영화의 신 스틸러는 동생 아나가 아닐까 싶습니다.ㅎㅎㅎ

생활 연기의 대가처럼 표정도 대사도 몸짓도. 너무 귀여웠다는.


안녕, 프리다.

가족들과 이렇게 늘 웃으면서 지낼 수 있기를 바래. :)